역전세 위험가구 25.9%→52.4% ‘급증’
부동산 시장에서는 올해 하반기 최악의 역전세난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여기에 최근 전세사기 위험이 커진 빌라, 다가구주택뿐만 아니라 아파트까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깡통전세·역전세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남아 있는 전세 계약 중 깡통전세 위험가구 비중은 지난해 1월 2.8%(5만6000가구)에서 지난 4월 8.3%(16만3000가구)로 증가했다.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도 같은 기간 25.9%(51만7000가구)에서 52.4%(102만6000가구)로 늘어났다.
특히 서울, 경기 지역에서 전세사기가 발생할 확률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깡통전세 및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이 각각 1.3%, 48.3%, 경기·인천은 6.0%와 56.5%였다.
한은은 깡통전세와 역전세의 비중이 높아진 이유가 최근 몇 년간 주택시장 변동성이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전세 만기가 도래하는 계약이 몰린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깡통전세 위험 계약 중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만기도래하는 비중이 각각 36.7%, 36.2%, 역전세는 28.3%, 30.8%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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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경매 쌓여간다… “소형 아파트 주의”
아파트 역전세 우려가 커지면서 경매시장으로 향하는 매물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발표한 ‘2023년 4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월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2146건으로 두 달 연속 2000건 이상 경매 물건이 나왔다.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3월(33.1%)보다 14.1%P(포인트) 하락한 19.0%를 기록해 4개월 만에 20%를 하회했다. 낙찰가율은 76.5%로 전월(79.0%)보다 2.5%포인트 떨어졌다. 전셋값이 치솟았던 2년 전 전세 계약 물건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연말까지 경매물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다세대주택 수준의 소형 아파트 중심으로 전세사기 위험이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중대형 아파트는 통상적으로 시세나 실거래가격이 공개되는 만큼 다세대주택이나 오피스텔보다 전세사기 위험이 적다는 것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아파트가 5층 이상의 공동주택을 통칭하는 만큼 전세사기가 발생한 곳은 한 동짜리 아파트인 경우가 많을 것”이라며 “시세 정보가 부족해 매매가격에 달하는 가격으로 전세 계약을 맺은 곳들이 전세사기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김민정 기자 mj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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